싱가포르의 숨겨진 얼굴: 왜 '키아수(Kiasu)' 문화가 우리의 미래를 비추는가?

싱가포르, 찬란한 도시국가의 그림자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력, 인프라, 교육 체계를 자랑하는 싱가포르.

그런데 그 화려함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문화가 있습니다.

이른바 '키아수(Kiasu)', '지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독특한 사회적 태도입니다.

싱가포르의 이러한 면모는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까요?

싱가포르의 빛과 그림자

먼저, 싱가포르를 떠올리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여러 수식어들이 떠오릅니다.

- 경제 강국: 1인당 GDP 세계 3위(2022년, 세계은행).

- 교육 최강국: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PISA) 전 과목 1위.

- 투명성과 청렴성: 부패인식지수 아시아 1위.

- 최고의 인프라: 창이공항 세계 1위, 공공 교통 시스템 최상위권.

하지만, 높은 경제력과 질서 속에서도 '이기적인 행동'이 눈에 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유모차를 밀치고 먼저 탑승하거나, 공공장소에서 자리 맡기 위해 티슈를 올려놓는 모습 등은 선진국 이미지와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키아수(Kiasu)'란 무엇인가?

'키아수'는 중국어 방언에서 유래한 말로 '지기 싫어하다', '손해 보기 싫다'는 뜻입니다.

싱가포르 사회에서는 이러한 태도가 하나의 문화적 규범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다양한 사회적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키아수의 대표 사례

1. 교육:

- 초등학생도 대학 입시처럼 공부.

- 친구들과 학습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 시험 문제 답을 미리 다 외우기.

2. 일상생활:

- 공공장소에서 자리 맡기 위해 티슈나 물건 놓기.

- 엘리베이터나 대중교통에서 새치기.

3. 행사 및 쇼핑:

- 할인 행사에서 물건을 쓸어가는 행동.

- 무료 나눔 줄 서기, 심지어 무엇을 나눠주는지도 모른 채.

키아수 문화의 배경

싱가포르가 이러한 문화를 가지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1. 생존 중심의 역사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당시 천연자원 하나 없는 작은 도시국가였습니다.

독립 후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실용주의와 능력주의를 국가의 기초로 삼았습니다.

이는 성공을 위해 남들보다 앞서야 한다는 심리를 강화했습니다.

2. 강력한 교육 경쟁

경제 발전에 있어 '인적 자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싱가포르.

학생들은 초등학교부터 성적과 시험으로 줄 세워지며 경쟁을 강요받았습니다.

부모들 역시 자녀들이 뒤처질까 봐 막대한 사교육비를 투자합니다.

3. 도구적 합리성

싱가포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추구하는 도구적 합리성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인간적 관계나 공동체 의식보다는 성과와 결과 중심의 사회가 만들어졌습니다.

키아수,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긍정적인 면

- 강한 경쟁력과 높은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 사람들에게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동기 부여가 됩니다.

부정적인 면

- 지나친 경쟁으로 스트레스 증가.

- 창의성과 혁신성 저하.

- 공동체 의식 약화.

실제로 싱가포르에서는 2018년 14억 싱가포르 달러(약 1조 2천억 원)의 사교육비가 사용되었고, 이는 높은 출산율 감소와 연결되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한국 사회에서도 '키아수' 문화와 비슷한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학생들의 지나친 학업 경쟁.

- 사교육 열풍과 입시 중심 사회.

-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1. 창의성 강조: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 학교에서 프로젝트 기반 학습 확대.

2. 공동체 의식 강화:

개인 성과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협력을 강조하는 교육 도입.

3. 과도한 경쟁 완화:

무한 경쟁보다는 다양한 성공 기준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 형성.

키아수를 넘어선 미래로

싱가포르는 경제와 인프라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지나친 경쟁과 효율성 중심 사회의 부작용이 존재합니다. 한국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싱가포르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경제적 성장만이 아닌 사람 중심의 사회, 공동체를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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